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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2 (18:52:37)




저는, 1995년 경, 소설 게놈 출판 당시, 우리나라 문학 출판계를  처음 접하고 받은 충격이 너무 커서, 다시는 한국 문단과는 인연을 맺지 않겠다는 다짐을 수도 없이 하면서 지난 20년을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한 작가의 표절 문제와 관련되어 창비의 백낙청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이렇게 우리나라 문단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언급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저는 20년 전, 소설 게놈을 적고, 그 원고에 대한 평가를 받기 위해,  평론가들을 고문으로 앉혀 놓고 출판업을 하는 출판사 이곳 저곳에 원고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제 소설을 보낸 곳은, 당시 "상상"이라는 계간지를 운영하는 출판사였습니다. 저는 제 소설이야말로 상상력의 결집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또 상상에서는 그런 문학작품을 원한다면서, 상금까지 내걸고 신인 작가를 모집하고 있던 와중이었습니다.  


제 소설의 원고를 읽어 본 상상의 편집위원들(김탁환, 이인화, 진형준, 또 한 사람이 더 있었던 듯 한데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은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제 소설에 대한 논평을 적어서 보냈는데, 당시 위 평론가들 중에 가장 나이가 어렸던 김탁환이 대표로 제 소설에 대한 평론을 적었던 듯 합니다. 물론 마이클 크라이튼의 쥬라기 공원이라는 책도 같이 보내왔죠. 내용인 즉, 쥬라기 공원에 비하면 수준이 너무 떨어지니, 쥬라기 공원의 내용을 적당히 표절하여 내용을 수정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를 않았습니다. 왜 한국 문단 평론가들이, 그것도 상상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문학 평론가들이 작가에게 다른 작자의 글을 일부 갖다 베끼라고 충고를 하는 것인지. 저는 그때 평론가들이 저를 조롱한다고 생각했죠.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미국까지 비싼 우편료 내가면서 총 3권짜리 쥬라기 공원 한질을 보내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당시 "상상" 편집위원들은 '우리 문학이, 문화 산업의 뒤떨어진 한 분야라는 엄연한 사실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신념 하에, 우리 문학은 다른 나라의 우수한 작품 일부를 "혼성모방"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던 듯 합니다. 


며칠 전, 소설가 이순원씨가 기고한 글 중, 당시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제가 퍼왔습니다. 


 @ 한국문단, 표절이 부끄러운 줄 알라 .    이순원·소설가 기고  2015.06.18 19:11


http://www.hankookilbo.com/v/0e3fe7dcceb54b48914129763dca776f


"1992년 한국문단을 표절문제로 술렁이게 했던 작품이 몇 개 있다. 그 해 작가세계문학상 제1회 수상작인 이인화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도 그 중의 하나였다. 한두 구절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식이었다. 당연히 표절시비가 벌어졌고, 작가 스스로 그 늪을 헤쳐 나오며 만들어낸 말이 ‘혼성모방’이다. 책을 낸 출판사 역시 한 배를 탄 운명으로 힘을 더했다."


물론 계간지 상상의 편집위원들의 문학에 대한 이와 같은 독특한 인식(예, 혼성모방)은 문단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죠. 


다음과 같은 기사들은 당시 신문 기사 여기저기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내용들이기도 했습니다. 

@ 대중문학론 논쟁 겨울 비평계 후끈  1995.11.25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3168551&ctg=10


"한국 문학비평계가 격동하고 있다...한쪽에서는 대중문학론의 실체와 적실성을 둘러싸고 평론가들이 집단적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저는 이런 기사들에 고무받아, "다른 문단은 내 글에 대한 평가가 좀 다를 수도 있겠다" 싶어서 당시 유명하다는 출판사에 제 글들을 전부 송부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제법 이름 있는 출판사들은 소설가나 평론가들을 고문으로 두고 그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책을 출판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전부 거절되었죠. 당시 민음사에서는 제게 "선생님"이라는 존칭을 붙여 정중하게 사양을 하는 글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문열이 민음사의 고문을 맡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거절 통보에 저는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손을 놓기는 하였지만, 한가지 불안한 부분은, 제 창의적인 상상력이 무궁무진하게 넘치는 저의 소설이, "혼성모방"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편집위원들의 손을 거쳤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만약 제 이름으로 지금 이 소설을 출판하지 못한다면, 나중에는 제 원고에 적혀 있는 소설 내용들이 이들 평론가들의 사주를 받은 다른 작가의 이름으로 여기저기 혼성모방되어 출판되더라도, 저는 그것을"내 작품을 표절한 것이다."라고 주장할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저는 소설 '게놈'이 최초로 정윤경의 창작품이었다는 것을 우리 문학사에 박아놓기 위해서라도 이 소설은 반드시 출판되어야 한다고 결론내리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 

한국에 오자, 마지막 희망이었던 "창비"를 방문하게 되죠. 물론 한국에 들어오기 얼마 전, 창비로부터 원고에 대한 평론이나 직접 들어볼까 하여, 제 소설의 원고를 창비에 미리 보내어 두었더랬습니다. 

당시 창비 편집위원인지 누구였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학번으로는 저보다 높은, 학교 선배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출판사에 들어서 자리에 앉자마자, 그 편집 책임자는 가지고 있던 원고를 들고 나와서 들입다 탁자 위에다 집어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따위 글을 쓸 생각을 했냐"면서, 눈을 부라리고 저를 혼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더니, 저더로 이런 소설을 쓰게 된 배경을 먼저 이야기 하라고 합니다.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경찰서에 가본 적이 한번도 없었지만, 무슨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손발이 후들후들 떨렸죠. 제가 소설 한 권 쓴 게 도대체 무슨 큰 꾸지람을 들을 일이라고 저를 그리 겁을 줬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냥 그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서서 원고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속으로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죠. 

결국, 저는 문단으로부터 제 소설에 대한 제대로 된 평론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문단과 출판 평론계가 제 소설에 대해서는 "이런 식으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일단 제 원고의 내용들에 대한 지적재산권 확보 차원에서 자비를 들여 소설을 출판하고, 다시 미국으로 가게 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제 소설 게놈이 출판되고 난 후, 국내외에서 게놈, 유전자, 인류의 기원과 관련한 수도 없이 많은 글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더군요.

심지어, 전혀 그런 글을 쓸 것 같지 않던 이문열씨가 "호모 엑스쿠탄스"라는 제목의 소설을 쓰기도 합니다.(저는 내용을 안봐서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제 소설에는 호모 사이언스, 호모 사피엔스, 그리고 최초의 인류인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의 이야기가 나오죠.)



한국 평론가들과 출판사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제가 제 소설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은 아무 데도 없었고, 저는 오히려 돈도 안되는 소설을 자비까지 들어서 출판한 것이 원죄가 되어, 더 이상 소설 이야기, 한국 문단 이야기는 입에도 담지 않고 살게 됩니다. 다만, 그간 살아오면서 제게 혼성모방을 요구했던 평론가는 버젓이 교수가 되고, "왜 이런 글을 썼냐"며 저를 심하게 추궁하던 창비는 앞장 서서 우리나라에 일본 문학을 소개하는 선봉장의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게 됩니다. 



수년전, 제가 소설 422 출판과 함께 소설 게놈 재간본을 펴내면서 사업상 서점을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서점에 나가서 보니한국 문학은 보이지 않고 일본 문학만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두에 바로 창비가 서 있었죠. 그런데 정치 활동을 하면서 문단을 바라보니, 그런 창비를 수십년간 이끌어온 백낙청이 우리나라 정신 문화계의 멘토로 군림하면서, 우리나라 야당의 권력지형까지 흔들어대는 막강한 정치적인 영향력까지 행사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 백낙청 "안철수, 문재인 적극적으로 도와야"

http://media.daum.net/election2012/news/clusterview?newsId=20121205085805653&clusterId=676806

지난 대선 때의 일이었죠.



물론, '한국 문학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한국 문단을 일본 문학으로 대체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창비 뿐 아니라 우리 문학을 선도하는 문단 전체가 그 책임의 일부를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아무 힘없는 소설가 한 사람에게 그 막중한 책임을 다 뒤집어 씌우려는 일부 지식인들의 자성하지 않는 몰지각한 오만한 작태를 보면서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 문학을 일본 문학으로 대체한 백낙청 같은 인물이 우리나라 문단의 절대 권력의 축을 담당하면서, 지금과 같이 문단의 기득 권력과 기득 정치권이 공생하는 관계가 지속되어진다면, 우리 문학의 발전은 절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간 한국 문학이나 문단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을 한 적은 없지만, 내심, 어떻게 하면, 일본 문학에 짓눌려 숨조차 쉬지 못하고 있는 한국 문학을 살려내고, 나아가 한국 문학을 세계 유수의 우수한 문학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것이 바로 정권 교체와 함께, SNS 정책의 일환으로 국영 포털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기득 문단과 기득 정치권의 공생 관계를 끊어내고, 작가들을 평론가와 출판사의 절대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야, 비로소 한국에도 자신의 생각과 꿈과 상상의 날개를 자유롭고 거침없이 펴낼 수 있는 창의적인 작가들이 양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문학은, 작금의 한국 문학이 이렇게 되기까지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책임있는 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뼈를 깎는 반성과 자기 성찰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그 미래가 암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들이 끝까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버틴다면, 정권 교체를 통한 국영 포털 운영을 통해, 작가들이 스스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는 문호를 넓혀야겠다는 생각만은 확고히 가지고 있음을 이 글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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